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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257)서정윤]'창틀'

기사승인 2022.08.15  07: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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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윤)하청출생/아호휘연(徽蓮)/거제대평생교육원수필창작반수료/계룡수필문학회원/수필과비평수필등단/문장21詩신인상/제3회월요문학상수상/거제타임라인기자/눌산문예창작교실수료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257)
      창틀


 

 

 

  휘연 서정윤

낡은 창틀이 탁탁거린다
오래되어 벌어진 틈 사이로
시린 바람이 들어와 잠을 깨운다

틀어지고 내려앉은 늙은 창틀은
갈수록 더 짱짱하게 고집만 세져 힘에 부친데
나무 가시랭이마저 일어나 고양이 발톱처럼 날을 세워서
여린 살결 속을 헤집고 든다

한가위 달빛은
유리창을 투과하여 포근하게 비추는데
노모의 마른기침 소리
거실로 새어 나온다

갓 시집왔을 때
유연하고 반질하게 길을 내던 창문은
어느새 낡아 바람이 새고
힘센 창틀 같은 고집만 세운 늙은 어머니
기침 소리 날 때마다 기저귀가 젖는다

오래되어 낡아 간다는 것은 
창틀과 창문처럼 부딪치며 삐걱거려
무시로 힘이 빠져 새고 들어서
작은 눈물구멍 하나 만들어 두는데
과거의 상흔들이 얼개에 걸려
못 자국처럼 남아서 덜컹거린다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우리의 삶은 ‘창틀’과도 같은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 낡아 덜컹거리며 시린 바람이 들어와 잠을 깨우게 만든다. ‘틀어지고 내려앉은 늙은 창틀’이면서도 ‘고양이 발톱처럼 날을 세우는’ ‘고집 센 늙은 어머니’를 닮았다. 이것이 적어도 이 시의 소재이면서도 비유의 밑바탕이 된다.
시는 은유와 상징으로 빚어놓은 시적화자의 간접화된 정서이다. 독자는 시를 통해 시적화자와 정서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여 시적화자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시의 세계를 창조하여 감동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시는 시인에게서 출발하여 독자에 이르러 완성된다. 독자도 시인이라는 이론이 여기서 생겨난다.
우리는 휘연 시인의 ‘창틀’을 시인의 체험에서 얻은 ‘창틀’이 아니라 내 경험의 ‘창틀’로 환치되어 자기해석을 하게 되고, 그 해석의 깊이에 따라 감동의 깊이도 달라진다. 그래서 시인의 작품은 하나이지만, 그 작품을 읽는 천명의 독자에 의해 천편의 시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이게 시다. 시인의 시적능력이란 독자의 정신세계를 자극하여 모두가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도록 열어 놓는 힘이다.
‘기침 소리 날 때마다 기저귀가 젖는다’거나 ‘작은 눈물구멍’ 같은 묘사는 시인이 무엇을 생각했던 그것과는 상관없이 독자의 상상에 의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다.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제공)

 

 

거제타임라인 webmaster@gjtline.kr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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