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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예술혼이 꽃피운 '환상의 거제미니장가계 연산홍' 강원도로 가나?

기사승인 2022.04.29  0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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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의 손길 있어야 '예술작품도 빛을 발한다'

거제식물원 관람작품과 대조 - '거제시, 전문가 손길 왜 외면했을까?'
전문가 손길 있어야 '예술작품도 빛을 발한다'

한국 난(蘭)의 대가 능곡 이성보, 석부작으로 꽃피운 연산홍 '만발'
돌, 난, 철죽, 연산홍, 나한상이 조화를 이룬 '거제자연예술랜드'   
거제의 무릉도원, "인간과 자연을 이어준 놀라운 예술작품"

 매화, 복사꽃, 진달래, 벗꽃이 기울면서 신록과 함께 봄을 예찬하는 철죽과 연산홍이
거제의 산하(山河)를 물들인다. 그 중에서도 거제자연예술랜드에 있는 '미니장가계 정수리'에 꽃 피운 연산홍은 일품 중 일품이다. 

 거제시 동부면 유천리 동부저수지를 바라보는 그곳에 가면 중국의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장가계'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한 거제자연예술랜드가 있고 '거제미니장가계'가 병풍처럼 펼처져 있다.

 강원도로 떠나기 전 거제시민들에게 보여주는 아쉬운 능곡 이성보 작품의 진수를 맛본다. 지금 한창 이 작품들은 감정평가를 앞두고 마무리 손질하기에 하루에 수십차레 직접 챙기면서 까칠해진 그의 손바닥에는 전정가위와 기구들이 오랜기간을 함께해 온 작업에 몰두한다. 온 정성을 다해 조성하는 그에게 봄날 하루가 짧기만 하다.

그는 거제금요시조選에 올린 글 
<광기(狂氣)와 마니아>에서 이렇게 적었다.

[신록과 함께 영산홍이 만개했다. 그것도 내가 제작한 '거제장가계 정수리'에서다. 사십 년 가까이 산을 타는 서양화가가 '거제장가계'를 둘러보고는 ‘기(技)가 극에 달하면 예(藝)가 된다’고 하면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을 들먹였다. ‘불광불급’이라.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지난 이십 수 년 동안 내가 나 자신을 세뇌시킨 화두이기도 하다. 남이 해내지 못하는 일이나 시도하지 않은 일을 해내려고 하는 것은 이미 광기(狂氣)에 접한 것이라 하겠다.

‘광기가 없는 대시인은 없었다’라고 한 데모크리토스나 ‘광기가 섞이지 않은 위대한 혼은 없다’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려보더라도 위대한 것이란 광기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도 ‘광기와 위대한 혼과의 사이에는 한 겹의 얇은 벽(壁) 뿐이다’라고 한 것을 보면 광기라는 것이 위대한 창조를 낳는 원천임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주위엔 ‘狂(광)’이란 별명이나 별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른바 낚시광, 바둑광, 등산광 등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슨 ‘狂’하면 비웃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狂’이야말로 위대해질 수 있는 소지를 가진 셈이니 비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미친다는 것은 온갖 정열을 바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심혈을 기울인다는 뜻도 있다. 

 위대한 창조를 함에 있어 광기는 일체성이거나 동질성이라 말할 수 있다. 35시간 35분 동안 키스를 계속함으로써 세계 최장시간 키스로 기네스북에 오른 호주의 젊은 남녀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단신으로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용감한 사나이도 있는가 하면, 헤엄을 쳐서 도버해협을 건너고 현해탄을 건넌 이도 있음을 보았다. 이런 경우는 용기라거나 모험이라고 하기보다는 일종의 광기(狂氣)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기록을 세우는 것도 좋고, 유명해지는 것도 좋기는 하나 이것은 광기가 아니고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이다.

 ‘광기’란 말은 원래 그리스어(語)의 ‘에그스다시스’란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에그스다시스’란 말은 누구를 의식한 ‘마음의 다짐’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동시에 매우 뛰어나다는 초출(招出)이나 탈자(脫自)의 태도를 시사하는 말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특출한 능력을 발휘한 사람들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눈총이나 비아냥을 아랑곳하지 않고, 때로는 미련스러우리만치 우직하게, 또 때로는 미치광이처럼 하나만 파고든 결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니아적 성향을 ‘벽(壁)’이라 칭한 사람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던 박제가(朴齊家) 선생이다. 선생은 ‘벽이 없는 사람은 버림받은 자이다’라고까지 했다. 여기서 ‘벽’이란 무엇을 치우치게 즐기는 버릇을 말하는데, ‘독창적인 정신을 갖추고 전문적인 기예를 익히기 위해서라도 편벽은 필히 겸비되어야 한다.’는 선생의 주장은 음미해 볼 말이다.

능곡 이성보 시인

 한 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하나같이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광기와 열정이 깔려있다. 격정적이지 아니한 자신의 시대란 있을 수 없다. 이 격정의 시대를 온몸으로 맞서서 헤쳐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맞부딪치는 것이 두려워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예술은 절망과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이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이룩한 사람들, 삶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삶 자체였던 그들을 통하여 사표(師表)도 지향도 없이 암울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위로와 힘을 얻는다. ‘한 우물만 파라’고 하지 않던가. 이는 어떤 일이건 시작하였다면 끝장을 보지 못하고 금세 포기하거나 싫증을 내는 사람에게 하는 충고다. 겨우 땅의 거죽만 헤집어 놓고 물이 샘솟기를 바라서는 될 일이 아니다. 이왕 한 길로 들어섰다면 그 길의 마니아가 되었으면 한다.

마니아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선호하는 인간상이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결코 없다. 어떤 창조를 위해 광기가 발동된다면 이것은 창조의 원동력이지, 결코 광기로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학문도 예술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거제장가계 정수리에 피어난 영산홍'에 마음을 앗긴다]라고 적었다.

그가 심혈을 바쳐 이룬 이 작품들이 거제를 떠나기 위해 감정작업이 진행된다니 아쉬움만 남는다. 거제식물원으로 이주한 작품들과는 비교가 안될 이 작품들과 나한상 2천 여점이 매료시킨다. 전문 예술가의 손길이 이뤄낸 예술혼과 그저 관광객의 눈요기로만 관리되는 거제식물원의 작품들을 비교하면, 예술인을 예술인답게 대우해 주지 못하는 거제의 예술세계와 행정의 현실을 한탄해 본다.

2천 여점의 돌나한상 하나하나에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다.
 
거제식물원 외부에 전시된 미니장가계작품들/ 전문가의 손길과 일반 인부가 관리하는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거제식물원 외부에 전시된 미니장가계작품들/ 전문가의 손길과 일반 인부가 관리하는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거제식물원 돔 내부에 자리한 식부작들- 이 작품도 능곡 선생의 작품이다.
거제에술랜드의 나한상들 2천점이 넘는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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