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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거제찬가]'없어 질 번 한 거제문화유적'②기성관 복원

기사승인 2021.06.18  10: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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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철;거제향토사연구가-'기성관(岐城館) 복원에 얽힌 이야기'

『어려웠던 그 시절 경제 발전을 하면서 유구한 거제의 문화유적지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헌신을 다해 보존하게 되었다. 그 실상을 상세히 기록해 둔다.』<필자>

*이승철: 거제군 문화공보실 근무, 언론, 관광, 문화재, 종교 업무담당, 포로수용소 유적지 보존에 일생을 바쳤다. 98년 정년퇴임, 국사편찬사료조사위원, 국가기록원민간기록원, 거제박물관 명예관장, 거제문화원 이사, 집필 거제시지, 장목면지, 거제향교지, 거제수협105년사. 연초면지, 사등면지, 동부면지, 거제도민요집, 거제도 설화집, 한려수도 칠백리, 환상의 섬 거제도등 거제와 관련된 책을 집필

 2. 기성관 복원(岐城館) 
기성관은 정면 9칸 측면 3칸으로 1422년(세종4년)에 고현 현청과 함께 고현 서문에 건립 하였다. 거제현이 고현에 있을 때, 1489년에 거제현을 거제부(巨濟府)로 승격하여 문무를 통활 하면서, 그때 기성관이 창건되었다. 임진란으로 고현성이 함락되면서 동헌은 불에 타서 없어지고, 거제현이 폐현이 되어 있었던 것을, 이동구(李東耈) 현령이 부임하여 기성관을 비롯하여 일부 남아 있던 건물을 1663년(현종4년)에 거제로 옮겨와서 그때부터 거제면 지역이 거제현(巨濟縣)의 치소(治所)가 되었다. 

기성관은 거제현(巨濟縣)의 부속 건물인, 객사(客舍)다. 기성관의 유래는 983년에 둔덕 거림리에 기성현이 설치되고부터 거제도를 기성 고을이라 불렀다. 그 고을의 이름 따서 기성관이라 했다. 거제현청은 지금의 거제면소 자리에 있었고, 기성관은 동헌의 동쪽에 있다. 기성관은 외부 손님이 쉬어가는 곳이라 하여 객사라 이름 한다. 이곳은 다양하게 사용되는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기성관 객사는 집 중앙에 전패(殿牌)를 모시고, 그 지방의 수령이 부임하면 부임식을 이곳에서 하였고, 초하루 보름날에 전패(殿牌)에 절을 하면서 임금님께 충성을 드리는 예를 올렸다.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가 머물던 곳이다.

  이 건물은 1892년(고종 29년)에 중건 하여, 1911년부터 거제초등학교 교실로 개축하여 사용했다. 1969년 수해로 동쪽지붕이 무너져 도괴직전에 있었다. 거제초등학교에서 이 건물을 헐어 버리고 운동장으로 사용 할여고 하는 것을, 여러 차래 찾아 가서 이 건물의 소중함을 역설 하면서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 했으나, 누구하나 동조 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 썩어 가는 집이 폭우로 무너지는 것을 복원해서 뭐할 것이냐?’ 모두가 반대를 했다. 그때의 사진을 보면, 다 무너진 저 건물을 어떻게 복원 할까?, 할 정도로 폐허가 되어 있었다. 그런 것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을 해야 한다고 주장 하는 나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취급을 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존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문화재 지정을 신청 하였으나. 이미 다 허물어 져 있었기 때문에 지정이 쉽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문화재 관리국에 있는 이한홍 기획관에게 연락 하여 부탁을 했더니, 이분이 경남도 문화재과에 연락 하여, 김동호, 이용현 문화재 위원이 현지를 답사하였다. 이분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다 문어져 있지만, 그때의 건물형태가 잘 남아 있고 복원을 하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1971년 2월 16일 지방유형문화재로 등록 하였다. 이한홍 기획관의 도움으로 문화재 지정과 국비 예산을 얻어서 그해 9월에 기성관 해체 공사를 시작하여 1976년에 복원 하였다.

  누각식(樓閣式) 건물은 많은 사람들의 모임과, 군사용 등 다양하게 사용해 왔던 건물이다. 경남에서, 통영의 세병관,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 거제 기성관 등 4대 누각이 현존하고 있다.
  
거제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 조사 발굴에 그동안 많은 일을 해 오면서 기성관 복원에 대해서는 보람도 있었고,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문화재 복원은 원래의 모양대로 복원을 해야 한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기성관 복원 감독은 문화재 관리국과 경남도, 그리고 거제군에 각각 1명씩 있었다. 거제군은 내가 감독으로 임명을 받았다. 그런데, 중앙과 도의 감독 말은 잘 듣는데, 말단 군에서 나온 감독인 나는 무시하면서 외면을 하였다. 

  기성관의 건물양식은 소박해도 단청은 특이하다. 남아식 불화단청(南亞式佛畵丹靑)이다. 유교문화의 건물에서 불교식 단청으로 해안지방 건물에 대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수궁(水宮)을 상징하여 용(龍)과 물고기를 주재로 한 신선도와 화조(花鳥)를 배경으로 한 영롱한 색채는 오랜 세월에도 변색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었다. 대들보에 그려진 용은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연꽃 속에 운무를 날리며 청룡과 황룡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이다. 한쪽 면에는 기화요초가 만발하여 선경을 이루고, 산호 속에 노니는 물고기들의 한가로운 수궁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기성관 단청은 그림의 특색과 물감들이 특이하다. 색이 변하지 않고 생동감 넘친다. 어디를 가도 이런 단청은 보기 어렵다. 기성관에 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옛 역사를 잘 표현 해 놓았다.

  이런 장면을 놓치기 싫어서 장면마다 사진을 찍어, 복원 자료로 제출 하였다. 그런데, 내가 제공한 그 자료가 아닌, 일반적인 단청을 하고 있어서, 옛 모습대로 복원 해 줄 것을 건의 하면서 당시의 사진을 제출 하였는데도, 내 의견은 무시해 버리고, 문화재 관리국과 경남도의 감독들과 뜻을 같이 하여 공사를 마무리 하고, 문화재관리국에서 준공검사를 끝냈다.

  준공이 끝난 기성관 서쪽 뒤편의 기둥이 15cm 짧고, 단청이 원래 형태가 아니라며, 이 부분을 다시 보수 해 줄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작성하여 결재를 맡으려고 하였으나, 직속상관인 공보실장이, “문화재 전문위원인 중앙 감독이 준공검사를 하였는데, 왜 트집이냐며” 오히려 나를 나무란다. 잘못된 자료를 제출 하여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일 년 후 공보실장이 경남도청으로 발령이 나서가고, 경남도에서 거제 하청 출신 김종열 공보실장이 새로 부임하였다. 그분이 부임하여 업무 파악 차 기성관에 갔을 때, 잘못된 하자부분을 말씀 드렸더니 공감을 가지면서 ‘당장 하자 보수 요청’ 공문을 발송하라고 해서, 잘못된 부분의 사진을 첨부하여 하자보수공사를 요구 하였다. 

  기성관 공사는 하도급 공사로 하였다. 하자가 생겼다고 하자, 하도급자는 자취를 감추고, 본사가 나서서 하자보수를 하게 되었다. 서쪽 지붕 일부를 해체하여 짧은 기둥을 교체하고, 단청을 옛 모습대로 할여고 하니 집을 다 뜯어내고 목재를 다른 것으로 갈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일부분만이라도 옛 모습대로 하기로 하였으나, 단청 공사 등 어려움이 많아서 기성관 전체를 해체하여 짧은 기둥을 새로 갈고, 잘못된 단청 그림을 다시 그려 옛 모습을 되찾았다. 그렇게 되자 공사 업자는 공사비가 배도 더 덜어 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기성관을 볼 때 마다 그 어려웠던 시절, 문화재를 보존하려고 애를 썼던 애착과 불굴의 정신이 단청처럼 떠오른다. 물질문명이 발달하고 사람의 지혜가 발달 하였다고 하나, 옛 사람들의 지혜와 예술성은 따라 갈 수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해로 한쪽 지붕이 무너져, 학생들의 등하교 길에 위험이 따르고 보기 흉하여 없애버리자는 여론이 많았으나, 옛 문화와 역사를 보존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어렵게 복원을 하였으나, 그때의 어려움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요즘 와서는 자신들이 한 것처럼 자랑을 한다. 이곳을 지날 때 마다 그때의 어려웠던 일들이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박춘광 기자 gjtline1@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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