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회촉구 크레인 고공농성 돌입에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명천’에서 해고됐거나 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 2명이 25일 새벽 5시부터 대우조선 1도크의 40m 높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무기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26%가 넘는 4천 3백여 명이 해고됐다며, ‘명천’의 정리해고 문제를 거제시 고용유지 상생협약의 첫 사례로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에 (주) 명천은 2명의 해고를 철회했다고 당초 전해졋으나 26일 거제시에서 실무협의 결과 재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 ㈜명천 정리해고 철회 촉구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명천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하청노동자 2명이 11월 25일 05시 대우조선해양 1도크 타워크레인(TC-93)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2020년 1월~10월 무려 4383명이 대량해고되어 쫓겨났다. 전체 하청노동자의 26%가 넘는 숫자다. 그리고 지금도 원청의 주도로 사내하청업체 별로 30~40명의 하청노동자를 대량해고 하고 있다. ㈜명천에서도 회사의 강요로 20여 명의 노동자가 이미 회사를 떠났고 그것도 모자라 하청노동자 20명에게 11월 30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명천 정리해고는 대우조선해양에서 하청노동자에게 처음으로 실시하는 정리해고다. 특히, 거제시는 지난 11월 4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거제시 고용유지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휴업수당의 90%를 지원해주는 것에 더해 나머지 10%는 거제시가 지원한다. 또한 4대보험 사용부담금마저 경상남도가 50%, 거제시가 20%를 지원한다. 그리고 상생협약에 따라 고용을 유지하는 하청업체에는 2억 원까지 경영안정 자금을 융자해 준다. 정리해고 통보받은 대우조선해양 ㈜명천 노동자의 글 저는 병원에 계신 어머니도 돌봐드리고 있고 몸이 아파 집에 있는 남편도 있습니다. 적어도 해고 전에라도 가정사를 한 번이라도 물어나 보고 알아나 보고 해고 통지서를 보내든지, 이런 날벼락이 없습니다. 설령 부양가족이 없이 혼자라고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어 있는 이 시국에 취업마저 어려운데 나가서 굶어 죽으라는 말입니까!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진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오후 4시 46분 문자와 카톡으로도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29일 퇴근 후 집에서도 해고 통지서가 식탁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해고 통지서를 문자, 카톡으로 집에까지 받아 본 심정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고통과 충격이었고 아픔이었습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분노하는 순간에는 ‘대표 사무실에 가서 목을 매어 죽어 버릴까, 배에서 뛰어내릴까, 사무실에 불을 싸질러 버릴까’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었지만 차마 자식이 눈에 밟혀 이 분노를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살인적인 해고 통지서를 보낸 차상문 대표와 최광호 소장을 가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가정을 책임지며 조선소에 들어와 용접사로 일한 지 20년이 되어 갑니다. 일하기 힘든 탑재에서 9년 가까이 일을 하고 있고 남자 동료들과 동등하게 힘든 일이나 궂은일도 가리지 않고 모든 일을 해내며 여기까지 왔으나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저에게 해고장을 날렸습니다. 제가 해고장을 받을 만한지 묻고 싶습니다. 분명히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해고 통지서를 받은 제가 그만두어야 합니까? 억울하다 싸워야 합니까?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제 겨우 자식 대학공부 시켜놓고 늦었지만 노후 준비도 해야 하고 어렵게 마련한 집 값도 갚아야 하는데 여자로서 혼자 벌어 가정을 책임지고 이끈다는 것은 남자가 벌어주는 돈으로 사는 것보다 두 배 세 배 더 힘든 삶이었습니다. 해고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한잠도 잘 수가 없으며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사원에게 점수를 채점하는 것은 상을 주거나 또는 인사고과에나 적용할 때 점수를 평가하는 것이라 여겼는데, 차상문 대표는 정리해고에 거침없이 이상한 점수를 채점하여 자신의 배를 채워주는 사원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우리는 내어줄 것도 물러설 곳도 없습니다. 10년, 20년, 30년 경력에도 모두가 최저시급에 준하는 임금 200만 원 안팎으로 겨우 버티며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서른다섯에 대우조선해양 연수원에서 용접 자격증을 취득해서 조선소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알았으면 들어오지도 않았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내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들어와 지금까지 버티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제 나이도 어느덧 오십 중반이 되었고, 더 이상 직장을 옮기고 싶지도 않고 잃고 싶지도 않고, 이 직장에서 정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저는 마음은 여리고 무서움이 많지만 옳지 않거나 부당함을 보면 또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지금 행하고 있는 정리해고는 부당합니다. 하청노동자는 달면 씹고 쓰면 뱉어버리는 껌이 아닙니다. 대우조선해양 생산의 주체이고 심장 같은 존재입니다. 하청노동자가 멈추면 대우조선해양의 심장은 멈춥니다. 저임금으로 강도 높은 육체적인 노동을 다하고 있는 것도 억울한데 정리해고가 웬 말입니까! 왜 하청노동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습니까! 차상문 대표가 보낸 해고 통지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청노동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런 일들은 저만의 일이 아닙니다.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도 안 했고 남의 일이라 여겼습니다. 앞으론 여러분들의 일이 될 것입니다. 지금 서문 선각삼거리에서 명천 동료들이 천막을 치고 몸에 쇠사슬을 묶어 해고 철회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투쟁하는 소리에 귀를 막지 마시고 눈을 외면하지 마시고 침묵하지 맙시다. 침묵과 외면이 가져다주는 미래에 하청노동자들에게 무엇이 남아있겠습니까? 집에서 키우는 개도 밥을 먹을 때 뺏으면 주인을 물기도 하는데 우리는 개보다 못한 것입니까? 저는 누구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해 제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명천 동료 여러분, 동료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같이 이 고통을 나눕시다. 함께 합시다. 투쟁! ㈜명천 차상문 대표는 살인적인 정리해고를 철회하라! |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