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자: 초등학교 근무/눌산문예창작교실 수강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67)
'봄이 오나 봐요'
박 희 자
겨울 속으로만 걷고 있던
아이들의 꿈속에도
비밀스럽게
살금살금
봄이 오나 봐요
햇살 한입 입에 물고
나뭇가지 서성이다
쏘옥 내밀고
꽃 잔치 벌이는
봄이 오나 봐요
숨바꼭질 끝낸
꽃밭 가득 교실에
재잘재잘
바람이 부네요
봄이 오나 봐요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
시는 이성적이거나 필연의 세계를 노래하지 않는다. 시의 세계는 끊임없는 상상력의 세계로 현실을 떠나 또 다른 세계를 동경한다. 그러므로 시인은 이성의 속박에서 벗어나 낭만적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야 하고, 시인은 동화 속의 세계, 아이와 같은 순진무구의 순수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큰 시인들은 대개 동시(童詩)를 썼다. 시를 공부하기 전에 동시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는 노력은 참으로 필요하다. 이를 테면 긴 자루가 달린 빗자루를 보고 어른들은 청소를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세계일주를 꿈꾼다. 이런 아이의 마음을 가졌을 때 비로소 시다운 시가 될 수 있다.
박희자 시인의 동시는 아이들의 심리를 아주 잘 표현했다. 뛰어난 동시작품이다. 각 연의 말미를 「봄이 오나 봐요」로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연과 연의 흐름 또한 아주 자연스럽다. 읽으면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