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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163): 연담 곽호자] '문득 회상'

기사승인 2020.10.26  02: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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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자:거제면출생/전)초등교사/거제대평생교육원수필창작반수료/'수필과 비평'신인상(2011)/종합문예지'문장21'시당선/계룡수필문학회원/눌산문예창작교실수료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 (163)

   ' 문득 회상 '

 

 

   


 

        
  

연담 곽  호  자    

친정집도 장독대도
사라진지 오래
사라진 것이 가시처럼 걸려
터를 닦아 장독대를 만들다

장독 식구라곤
어머니 생전에 쓰시던
금이 간 장 항아리
큰 구멍 다섯 개 뚫린 떡시루
손잡이 깨진 새끼 옹기며
건대구 숨겨두던 꽤나 나이 든
독 한 개도 어울러 앉힌
간이 장독대
이 옹기 속에 어머니 체취
여직 배여 있으려나

친정집 장독대는
유월이면 찔레꽃이 넘실올라
꽃잎을 마구 뿌려대고
허연 감꽃은 반질한 옹기위로
어찌나 쌓이던지

홀로 자식 키우는 삶
종종거리시던 발걸음
일상에 지칠 만도 한데
눈물 어디다 감추고
한숨만 지었으랴
그때는 도저히
도저히 알 수 없던
한숨의 의미
설령 알았다 한들
이제 와 무슨 소용 있을까만

금이 간 장 항아리
귀에 대보니
파르르 떨리는
어머니 숨결
흠집투성이 빛바랜 자태
품어주니 고맙다고
우렁우렁 목소리로 다가서는
당신의 자리.

 ***어버이 날 평지농장 간이 장독대를 보면서.

감상) 

눌산 윤일광 시인

지나간 것은 그립다. 특히 어머니는 누구에게나 영원한 그리움이요. 지울 수 없는 흔적이요, 간직하고 싶은 추억 속의 삽화이다.
시인은 어버이 날 동부면 평지리에 소재한 자신의 농장집 간이 장독대를 보면서 친정 장독대와  어머니를 회상하고 있다. 장독대는 우리 어머니들의 손길이 가장 많이 닿았던 곳이다. 깨끗한 장독대는 바로 어머니의 부지런함이었기에. 친정집 마당 한켠에 다시 장독대를 만들어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여 묶어두고 싶어 하는 시인의 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새로 만들어진 장독대에 유월이면 찔레꽃이 찾아오고, 옹기 위로 하얀 감꽃도 소복이 쌓였으면 좋겠다.
<금이 간 장 항아리 /귀에 대보니 /파르르 떨리는 /어머니 숨결> 이 부분에 이르러 그리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심정이 읽는 이의 가슴도 파르르 떨리고 있다.
.
(눌산 윤일광 문예창작교실 제공)

 

서정윤 기자 gjtline09@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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