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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거제시조選④]강민진- '봄 볕'

기사승인 2020.04.10  09: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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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진:통영욕지출생/경상대사범대학졸/능곡시조교실수강/2019년`현대시조`등단/거제시조문학회원/거제제일중교감'

    [금요거제시조選④]

        봄  볕  

 

 

 


 


   강   민   진

축담엔 고무신이
게을러 터져 있고

심심한 강아지는
봄볕에 마냥 존다

그래도 대문이라고
빗장 걸은 싸립문.

그 좋던 진달래는
끝물만 남아 있고

늦게 핀 복사꽃은
어쩌자고 저리 곱나

하품은 꼬리를 물고
장사없는 봄볕이다.

강민진 상세 프로필
▲강민진-1964년 통영 욕지 출생.-국립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능곡시조교실 수강-2019년 `현대시조` 등단-거제시조문학회 회원-거제제일중학교 교감

시조(時調)의 정형
나. 엇시조 : 평시조가 조금 늘어진 형태
 엇시조란 말은 어원적으로 ‘얼치기 시조’란 뜻으로서 평시조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설시조도 아닌 어정쩡한 시조라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시조의 초장과 중장 중의 어느 한두 구가 평시조보다 약간 음수가 많은 것이라 설명한다. 여기서 ‘약간 음수가 많다’는 것은 매우 애매한 표현이라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가령 우리 시조의 기본 운율인 3,4조는 합해서 7음절, 4,4조는 합해서 8음절이 되는데, 이 음수를 조금 넘어선 숫자 곧 9~12음 정도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시조가 자유시의 영향으로 음수 제한에서 많이 해방된 마당에서 엇시조를 따로 갈라낼 의미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엇시조로 분류했던 것들은 평시조에서 파격이 좀 많은 것일 뿐이라고 이해하려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 경향인 것 같다.

  靑山도 절로절로 綠水도 절로절로                  (3, 4, 3, 4)
  山 절로절로 水 절로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      (5, 5, 4, 4)
  그중에 절로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3, 8, 3, 4)
                                 -송시열의 〈청산도 절로절로....〉

 송시열(宋時烈 · 1607~1689)의 〈청산도 절로절로....〉는 중장과 종장이 늘어난 엇시조 형태를 취하고 있다.

  금시 바위라도 굴러내릴 듯한 가파로운 사태바기  (2,10, 4, 4)
  노루와 멧도야지 새로 자국이 나고                    (3, 4, 2, 5)
  꽃나무 드러난 뿌리 발이 자주 걸린다.                (3 ,5, 4, 3)
               〈이병기 ‘가람 시조집’ 중의 ‘월출산’ 제1연, 엇시조〉

이것은 현대시조에서의 예로 제1,2구가 평시조의 한계 음수를 벗어났다. 위태로운 절벽 밑에서 느끼는 절박감에 내용과 함께 운율적 호흡이 급박하다.

 여기서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엇시조를 창작할 경우 3장 12구 가운데 대개 중장이 길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어느 한 장의 1구가 2~3음보 정도 길어지더라도, 그 길어짐이 그냥 막연하게 자수만 늘이는 것이 아니라 시조 전체 구성상 어쩔 수 없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필연성과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이후 다음주에 계속)

《감상》

능곡 이성보/현대시조 발행인

시조 〈봄볕〉은 2수 연작으로 된 서정시조다.
 〈봄볕〉은 한 폭의 풍경화라 하겠다. 그것도 크레파스보다 단순한 크레용으로 그렸기에 간결하고 정감이 가는 풍경화다.    그 풍경화를 감상해 보기로 한다.
한려수도 끝자락 삶의터전 망망대해
우리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께서
              긴 세월 모진 풍파에도 살았듯이 우리도.
                                -‘친구에게‘ 3/3-
시인의 작품 〈친구에게〉에서 보듯 그의 고향은 인근의 욕지도이다. 진달래가 끝물이라는 싯귀로 보아 3월 하순,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혼자 찾아간 고향 욕지도 어느 山家 이었지 싶다.
 축담의 섬돌에 때절어 늘어진 고무신이 /게을러 터져 있고/ 제 꼬리 물고 뱅뱅 돌던 강아지는 이제 심심하여 따뜻한 /봄볕에 마냥 졸고 있다/. 있으나 마나한 허름한 싸리대문, 빗장이 걸린 것 보니  안방엔 노파 한 분이 계시나 보다.
 야산을 온통 점령했던 /그 좋던 진달래는 끝물만 남아있고/   복사꽃이 자리한 곳은 울안 어디지 싶다. /늦게 핀 복사꽃은 어찌 저리 고운지/, 복사꽃 자태에 취해 반쯤 헐은 흙담에 걸터앉은 시인, 봄볕에 졸음이 밀려왔다. 무슨 재주로 버티랴. 봄볕에 이기는 장사 없다 하였거늘.
 /하품은 꼬리를 물고 /장사 없는 봄볕이다./ 정형과 율격의 제약을 받는 시조에서 종장의 비중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사람이, 그것도 남자가 나이가 들면 얼굴에 살아온 흔적이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링컨대통령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지라고 했다.
 〈귀천〉의 시인 천상병은 〈천상병은 천상 시인이다〉라고 題한 시집을 남겼다. 이를 패러디하여 “강민진 시인은 천상 교육자다” 라고 말하여 본다. 시인의 얼굴은 천상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논어』 학이편(學而編)에 교언영색(巧言令色)이란 말이 나온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를 비아냥거리는 의미인줄 알고 있다. 교언영색은 강민진 시인과는 사돈의 팔촌도 안 되는 말이다. 그의 말과 행동에서처럼 시에도 거짓이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나들이가 어려운 이때, 필자는 시조 〈봄볕〉을 통해 ‘山家의 봄볕’을 만나는 호강을 누리고 있다. 이런 시인이 주변에 있다함은 청복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이 춘몽에서 깨어나면 시조창을 읊조리리라. 시인의 시조창 또한 상당한 수준이라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벚꽃이 피고 지던가 말던가 봄날은 가고 있다.
 하수상한 시절이다.<능곡 이 성 보>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저작권자 © 거제타임라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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