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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후 시민들이 분노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8.12.24  22: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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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학교폭력 국민청원글’의 진실'-CCTV에 가해학생들 거짓주장 드러나

‘학교 폭력은 왜 근절되지 않는가?'
'진실규명 보다 용서가 먼저라니?...'
-뺨 때리고, 노트로 머리 때렸는데 3시간 폭행이라니?
내 아들을 기절 시키고, 빨가 벗기고, 침 뱉고, 모래까지 먹였다는데... 

  우리 사회에서 왜 학교 폭력이 사라지지 않는가?  친구들끼리 싸우는 수준을 벗어나 여러 명이 한 명을 집단 구타하거나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상황을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회오리 바람속으로 몰아넣는 공포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 거제시에서 일어나 방송매체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관련기사 참조>

'기절놀이'라는, 말도 안 되는 놀이문화를 들먹이며 가해자들이 오히려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잘못을 반성했지만 경찰에 신고가 된 이상 자신의 반성은 반성이 아니라 강요된 반성이라고 강변하며 "잘못이 없다" "진실과 많이 달라 할말이 많다"고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다.

SBS<그것이 알고 싶다> ‘잔혹한 놀이 - 기로에 선 아이들’ 편에서 다룬 거제 학교폭력 사건의 핵심은 폭력의 일상화와 두둔하는 어른들 문제가 포인터다. 가해 학생들은 부모들과 함께 피해 학생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사죄했고, 반성문도 작성했다. 그리고 화가 난 피해 학생 어머니는 속이 풀릴만큼 때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 아들을 집요하게 폭행한 가해자들을 때렸다. 그런데 때린 피해학생 어머니를 감금 및 폭행 혐의로 고소를 해 파장이 커졌다. 

자신의 아이들이 맞는 것을 보기만 한 이유는 경찰에 알리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단다.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 학생 어머니의 분풀이로 모든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방송국 취재과정에서 가해 학생들과 부모들은 시종일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측 주장은 모두가 거짓이라고 항변했다. 피해자를 폭행한 적도 없고, 목을 조르는 등의 행위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저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는 수준이었고, 피해 학생도 자신에게 그런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의 자세한 진술은 모두 꾸며낸 거짓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이 맞는 것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는 한 아버지의 눈물은 이내 악어의 눈물로 드러났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을 것으로 여긴 탓인지 자신들은 억울하다 강변했던 가해 학생들의 주장과 달리, 그들의 가학 행위는 사실이었다. CCTV에 담긴 영상을 보면 가해 학생들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던 내용 자체가 거짓말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CCTV엔 피해 학생의 목을 조르고 바닥에 쓰러트려 기절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증거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지 거짓진술-생생하게 드러난 CCTV 영상 
 
방송에서 한 유도 전문가는 이 정도 압박으로 목을 조르면 순간적으로 기절할 수 있다고 했다. 피해 학생이 깨어난 후 벌떡 일어나 웃으며 걷는 과정은 장난이기 때문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결과일 뿐이다. 결정적으로 목조림이 심해지자 가해 학생에게 그만하라고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들고 있던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진 것도 모르고 기절했던 피해 학생은 벌떡 일어나 함께 갔다. 이 모든 상황을 보면 가해 학생들이 수시로 피해 학생 목을 졸라 기절시키는 행위를 했었음을 알 수 있다. 녹취된 이들의 통화 내용에도 여럿이 한 학생을 폭행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었다.

 운동으로 덩치가 큰 가해 학생이 왜소한 피해 학생이 원해서 스파링을 했다는 주장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무술을 배우지 않았으니 핸디캡을 주고, 스파링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피해 학생이 하지 말라고 외치며 도망쳐도 잔인하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목격자에 의해 진술되었다.

 이런 잔인한 폭력을 목격한 이는 너무 많았다. 피해 학생이 솔직하게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한 것은 현재와 같은 상황 때문이다.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피해 학생. 거제로 이사와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그 아이는 낯선 곳에서 잔인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 측에서 고소를 한 결정적 이유는 아이들이 함께 다니던 교회 목사의 행동 때문이다. 가해 학생들의 편에 서서 피해 학생이 무조건 희생하라 강요하는 행위가 과연 정상일까? 용서를 구하지 않았지만 학폭위가 열리기 전에 피해학생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는 목사가 했다.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수영장에서 물에 빠트린 채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폭력을 목격한 사람이 피해자 어머니에게 한 말은 가관이다."진실보다 용서가 먼저라고 배웠다"는 말로 가해자의 편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용서만 하면 그만이라는, 가해자의 편에 선 교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다수의 가해자의 편에 선 종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피해자 어머니의 고발은 그렇게 이뤄진 것이었다.

 어른들이 바르게 대처하고, 사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절대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없다. 하지만 어른들은 방관하고, 사회 시스템은 여전히 피해자의 편에 서지 않고 있다.그렇게 만들어진 피해는 온전히 그들의 몫으로 남는다. 문제해결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 폭력은 절대 근절될 수 없다. 아무리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를 현장에서 이행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가해자 주장과 상반된 CCTV 속 충격적 모습 "단 한번도 그런적 없다"

CCTV 영상 속 모습에서 가해자들의 주장과 상반된 상황은 시민들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교회에서 의아한 장면을 목격했다.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의 허벅지를 꼬집고 있었다.  엄마의 다그침에 아들은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가해 아이들로부터 증언을 요구했고 가해 아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아이를 때렸고 기절도 시켰다고 시인했다.

 "교회에 새벽 3시에 갔는데 눈물이 났다. 하나님이 있는 거 맞냐고 물었다. 너무 억울해서 우리 아이 죽는다고"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과 그의 가족들은 단 한번도 친구를 기절시킨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학교 친구들 역시 "일방적인 폭행은 없어 보였으며 많이 친해보였다"고 증언했다.

'기절놀이'란 갑작스런 자극으로 기절을 시켜, 최대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장난을 뜻한다. 분식점을 하는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지금도 생각하면 무섭다. 내 새끼 기절시킨 줄도 모르고 내가 밥을 챙겨줬다"며 말문을 열었다. 자신의 아들이 그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줄 모르고 마냥 친한 친구들인 줄 알았다고. 하지만 아들은 "엄마, XX가 나 폭행하고 기절을 두 번 시켰다"고 털어놨다. 1년 동안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것. 특히 가장 친한 줄 알았던 XX가 폭행을 주도했고 다른 친구들이 폭행에 가담하거나 조롱했다. 무엇보다 초크를 당해 최소 3번은 정신을 잃기까지 했단다. 정신을 잃은 아들을 보며 아이들은 비웃고 있었다는 걸 들으니 심장이 내려앉았다고 토로했다.

 결국 친구들과 그 부모를 불렀다. 아이들은 폭행을 중학생 때부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자식들이 털어놓은 이야기에 부모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때문에 아이들과 가족들은 용서를 구한 뒤 사과의 글을 남기고 돌아갔다. 이후 피해학생은 현재 학교도 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의 태도는 쌍방이 다 달라졌다. 설득 끝에 가해 학생 4명과 가족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만났을 때 한 어머니는 "억울하다.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검찰 가서 거짓말탐지기 해 달라고 했다. 누가 거짓말하는지 알 수 있지 않겠냐. 피해자가 주장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거짓"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체격이 큰 가해학생은 학교폭력위원회에서 강제 전학을 당했다. 사건을 공론화시키지 않겠다던 피해학생 어머니는 이 일을 세상에 알렸고 고소도 했다. 가해 학생 가족들은 "진정한 사과가 없어서 그랬다더라. 진정한 사과라는 게 도대체 어떤 건지 알 수가 없다. 저희는 할 수 있는 거 다 했다"며 억울해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폭행사건 목격자 "개 패듯이 멱살 잡고 때리고, 목 졸라"
 '거제 학교폭력 국민청원글'에 대한 진실과, 폭력성이 혼재되어 있는 10대 소년범죄의 양상이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쳐 졌다. 그리고는 국민청원에 다시금 국민들이 가해자 처벌에 불을 지르고 있다.

이들의 폭행 현장을 직접 목격한 한 사람은 "아내가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어떤 학생이 저희 집 밑쪽에서 심하게  맞고 있다고 말하더라. 너무 심하게 맞고 있다고 해서 같이 지켜보다가 아이들을 불러서 말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냥 진짜 막말로 개 패듯이 멱살을 잡아서 애를 던지더라. 던지고 허벅지를 차고 그 다음에 차 보닛 위에 올려서 손으로 목을 조르더라"라고 덧붙였다. 당시 피해 학생은 "많이 고통스러워하더라. 몸을 봤는데 턱쪽이랑 가슴 쪽에 멍이 들어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머리를 잡고 돌리거나 스파링을 하자면서 때렸다"고 폭로했다.

특히 기절놀이에 대해 "깨어났을 때 애들이 웃고 있었다. 아이들이 저한테 '눈 뒤집히는 거 봤냐'고 말했다”고 했다. 방송에서 조차도 남학생 두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 분식점 여주인이 무려 3시간 가까이 폭행이 이어졌다고 방영됐으나 사실과 다르다며 불만족해 한다. 그런데 폭행 현장에 아이의 부모들도 있었기에 그들이 더 잘알 것이라고 힌다. 그리고 교회 옥상에서 옷을 발가벗긴 일이나, 성적 모욕 문자는 방송에서 빼 오히려 가해학생들의 장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부모 눈 앞에서 아이들을 때린 분식집 폭행사건을 두고 피해학생 어머니는 뺨을 때린 건 분명하므로  "내가 벌 받을테니까 우리 애 사건과 연관 시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그 날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식이 죽을뻔한 폭행을 당했다는데 화를 내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한다.

교회에서 목격했던 것은. 예배 중 장난 치는게 못 마땅해 주의를 주려 다가갔다가 "우리 아들 허벅지랑 남자 거기 사이에 손을 넣고 비틀고 있더라"고 했다. 분을 참을 수 없어 아들의 두 친구와 부모를 부른 어머니. 아이들에게 아들에게 한 일을 적으라고 했고 두 아이의 부모 역시 이를 눈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중학생 때부터 폭행했고 기절시켰다고 적혀있었다. 자식들이 적은 내용을 보고 아이들의 부모 역시 어쩔 줄 몰라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가해 학생들은 방송에서 사실을 번복했다.

피해학생은  "내 선에서 끝내려고 했다. 어른들한테 말하면 일이 한순간에 커지니까. 그래도 말을 하면 정신 차리겠지 버텼다"고 그동안 괴롭힘 당한 말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처음엔 친구들끼리하는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강도가 세졌다고 했다. 스파링을 하자며 걸핏하면 때렸고 무엇보다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은 아이들이 피해자를 괴롭게 했다. 아이들 사이에서 자신은 장난감 같이 느껴졌다고. 풀어달라는 신호를 보내도 목 조르기를 계속 했다는 친구들. 공포스러웠던 그에게 아이들은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이 ㅇㅇ 눈 뒤집히는거 봤냐'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순간적 기절에도 심정지는 일어날 수도 있다.

 모 전문의는 "목졸림은 목의 기관지와 목동맥이 눌리는 현상이다. 목정맥에는 미주신경이라는 심장 반사와 관계되는 신경이 있다. 그 부분이 자극되면 심장 반사가 떨어져 순간적으로 심장 정지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절했다면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뇌세포는 다칠 위험성이 굉장히 크고 망가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여름, 교회에서 떠난 수련회에서도 끔찍한 경험을 했다. 친구들이 물을 먹이고 몸에 침을 뱉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날 밤 이불 속에서 숨죽여 울었다. 그런데 1년간 말하지 못한 비밀을 털어놓은 후 더 불안해 하고 있다. 넉달째 학교도 가지 않고 정신과만 다니고 있다. 무엇이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

 피해학생 어머니에게 매를 맞았던 가해학생의 어머니는 "기절놀이는 아니다. 기절을 시키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과문에는 기절시킨 적이 있고 놀라기도 했다고 적혀있었다. "그 엄마가 기절이라고 표현해서 그렇게 쓴거다"고 말했고 역시 "바닥에 쓰러져서 정신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키는게 기절이라 생각한다. 전혀 쓰러지거나 정신을 잃거나 하는건 없었다"고 해명했다. 두번 기절시켰다고 적었던 학생은 "피해학생 엄마가 때리고 욕하고 몰아가니까 나도 모르게 진짜 했나 싶었다. 맞은 다음에 진술서를 쓴거다"고 했다. 반성문은 폭언과 강압으로 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때린 적 있냐"는  물음에 "한번도 없다. 거짓말하고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들이 교회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며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글을 남겼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폭행을 부인하고 나섰고 피해자 어머니는 학생들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며 사건이 커졌다.

 가해학생 2명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두명은 증인으로 검찰에 출석했다가 추가 고소를 당했다. 얼마 뒤에 "우리도 신고당했다고 학폭위가 열리니까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어머니는 "같이 어울리던 사진도 공개됐다. 피해학생을 물속에 집어넣었다는 이야기에 대해 "파도풀에서 파도 맞으면서 그랬던건데 전혀 그런건 처음 들었다. 없는 얘기다"고 말했다. 물놀이 사건은 금시초문이라는 것이다.

어른들의 감정 대립으로 비화한 현실 
가해학생의 이모라는 분은 "머리를 감는데 자꾸 거품이 나왔다고 한다. 샴푸를 붓고 있었던거다. 장난친거다. 침을 뱉을 때 화장실이 좁으니까 튀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사건에 대해 아이들은 기억에 없거나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기절사건에 대해서는 "어깨동무를 했는데 힘이 가해졌는지 주저 앉았다고 했다. 애들이 일으켜 세웠는데 '천국과 지옥 갔다왔다' 하다가 '구라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게 다다"고 주장했다.

또 두 친구의 목조르기는 피해학생이 설명한 자세와 강도가 상당히 달랐다. 한 가해학생은 "숨을 못 쉬게 하는 기술이다. 맨 처음에는 비슷하게 했다. 숨을 못 쉬니까 손을 치는거다. 내 손을 쳤다. 그때 놓아줬다"고 말했다. 가볍게 목조르기를 시도하고 신호를 보내면 풀어줬다는 아이들. 네 친구는 같이 장난으로 한 행동을 왜 이제와 폭력으로 둔갑시키고 거짓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네 아이에게는 험악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름이 아예 올라가 있더라. 댓글 단 사람이 애들 페이스북에 올려서 사진도 다 공개했다"고 말했다. 사건을 공론화 시키지 않겠다는 피해학생 어머니는 이 일을 세상에 알렸고 고소도 했다. 가족들은 "진정한 사과가 없어서 그랬다더라. 3시간 동안 애들이 야단 맞고 두들겨 맞는거 부모가 봤다"고 말했다.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렸다. 다섯 아이들이 속해있는 교회에서는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을까. 신도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교회 측도 매우 난감한 눈치다.

양측의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황. 피해학생이 엄마에게 비밀을 털어놨다는 그날, 마지막으로 목조르기를 당했다고 주장한 장소 CCTV에서 넉달 전 영상이 남아 있었다. 그날 낮 12시19분 6명의 아이가 지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목에 오른팔을 감고 목을 강하게 압박했다. 피해학생은 팔에 매달린 상태. 목을 강하게 조르자 숨이 막힌듯 팔을 쳤다. 이를 무시하고 한바퀴 돌고 자리에서 넘어졌다. 가해학생은 바로 털고 일어났지만 피해자는 일어나지 못했다. CCTV 영상은 친구들의 말과 다른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4명의 학생 모두에게 목조르기를 당한 적이 있고 한 학생에게는 2번, 다른 학생에게는 1번. 기절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들은 목조르기를 한 적이 없고 바닥에 쓰러진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CCTV에는 이 외에도 다른 장면이 담겨있었다. 쓰러진 후 몇 초 후 발을 툭툭 차고 엉덩이를 두드린다. 갑자기 벌떡 일어난 그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아이들과 같이 걸어갔다.

전문의는 "정상적인 기절 형태는 아닌 것 같다. 완전 기절했으면 저렇게 벌떡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가해 학생이 말하는 목조르는 상황보다는 훨씬 더 과격하다. 피해학생 주장하는 목졸림 상태가 설명은 타당하다. 위험하게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시간이 짧기 때문에 목이 눌려서 숨을 못 쉰다든지 정신을 잃을 정도의 기절 상태는 유발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화기도 챙겨가지 못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영상 속에는 피해학생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이수정 교수는 "휴대전화를 떨어뜨려놓고 간거냐. 만약 떨어뜨리고 가는거면 의식을 잃었을 수 있는거다. 의식을 잠깐 잃었었나보다"고 말했다. 그날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가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이곳에서 휴대전화를 찾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영상 속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목졸림 상황을 지켜보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으로 있는 학대라는 것. 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던 아이들. 피해학생과 나머지 아이들의 관계는 어떤 것일었을까

한 학생은 "피해학생이 노는 친구가 그 친구들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언젠가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했던 이 학생은 아이들의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학생이 화났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반격도 못하고 있었다. 같이 놀 다른 친구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폭행 목격자는 "장난 치고는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세명이 있었는데 한명이 몸싸움이 지나치더라. 한명은 가드라인에 기대 쪼그려 앉아있었다. 그랬는데도 배를 차더라. 혼내주려고 문을 확 열었는데 애들이 오고 있더라.  괜찮냐 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한 주민은 이 상황을 보고 아이들을 혼냈다고 했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노력과 시간이 있은 후에 가능하다

피해학생이 녹음한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사과할 무렵의 대화다.  "내가 너한테 몇번 이야기 했다. 너 XX 웃긴 새X라서 좋다고. 너는 진짜 착하거든"라고 말했다.  "화장실에서 애들이랑 침 뱉고 꺼져라 하면서 잘 때도 따로 잤잖아. 내가 너무 울분이 터졌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지 하면서 울었다. 내가 기절했을 때 정신 못차리고 죽었다 하자. 그럼 어떻게 하려고 했냐"고 말했다. 이에 가해학생은 "119 불러서 심폐소생술 시켜야지 살려야지 살인자 되겠냐"며 웃었다. 가해학생이 당시 대부분 의혹들을 수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학폭위가 열릴 무렵 학교에 전화를 건 사람이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목사가 전화와서 피해자 학부모도 원하지 않는 회의를 왜 학교에서 억지로 개최하느냐고 했다. 학교 매뉴얼대로 하겠으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날 가르치려 하더라. 왜 학생을 지도하면서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어머니는 "목사님이 하는 얘기가 '어머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일 수 있지만 그런 놀이라는게 있다. 기절놀이인가 그게 그 아이들의 문화다'고 했다. 아이들이 거짓말 잘하니까 아들 말 다 믿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목사 때문에 가해자 가족과 만났다는 피해학생과 어머니. 이 자리에서 마음의 문을 닫았다. 목사는 마음의 용서가 되지 않았어도 학교에 화해한 것처럼 말해달라고 말했다. 교회 수련회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을 목격했다는 교회 관계자 역시 진술을 거부했다. 그는 진실보다 용서가 먼저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나래이터 김상중은 "그동안의 상처를 위로받고 사과와 반성, 용서를 기대했을 피해학생. 정반대의 일이 펼쳐지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의 기한과 방식을 요구할 순 없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노력과 시간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고 일침했다. 

박춘광 기자 gjtli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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